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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아빠는 왜 갑자기 잠이 들었대요?

들판 2008. 12. 9. 19:35

아빠와 크레파스 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젯밤에 우리아빠가...로 시작되는 그 노래..
설거지를 하고 있던 엄마 옆에서 흥얼 흥얼 노래를 따라부르는 엄마를 따라
우리 똘이도 흥얼 흥얼..
그러다 갑자기 묻는다
똘이: 아빠는 왜 갑자기 잠이 들었대요?
엄마: 응? ㅡ.ㅡa 


분명 가사에 대한 질문이라 생각되어서
노래가사를 처음부터 다시 훑어보았는데
내 기억에는 아빠가 잔게 아닌것 같아서 친구가 아빠를 기다리다 잔 거라고 설명을 해줬다
조금 있다가 똘이녀석,
"친.구.는 잠이 들었대요~" 라고 ^^ 고쳐부른다.
엄마가 한 말을 고대로 가사에 응용해 넣는 센스라니... ^^

내가 재밌었던 것은 똘이가 가사를 유심히 듣고 그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있다는 대목이였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을 적느라 바쁜 내 옆에와서 살짝 앉은 똘이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

똘이: 엄마, 근데 물어볼게 있어

이 말을 듣는 순간 난, 얘가 구사하는 문장이 가끔씩 내가 똘이에게 하는 표현을 정확히 재현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아무튼 똘이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똘이: 엄마 (어젯밤에) 잠잘때 누구 만났어?
엄마: 똘이는 누구 만났는데
똘이: 어,,엄마.
엄마: 엄마는 아빠 만났는데..

평소라면 똘이 만났어 라고 얘기해주지만 오늘따라 왠지 새로운 전개!의 결말이 궁금해졌었다.
순간 똘이는 약간 기분이 나쁜듯 해서 얼른 하고 싶은 얘기를 시켜주었다.
엄마: 엄마가 누구 만났으면 좋겠는데
똘이: (약간 멈칫거리면서) 어..똘이..

이렇게 얘기하고서 다시 똘이는 다시 명랑버전으로 이야기했다.
똘이: 난 엄마 만났어.

이렇게 말한 똘이의 느낌은 엄마가 누굴 만나던지 상관없이 난 엄마를 만났어요~ 라고 얘기하는 듯 했다.
그리고 나서 이 녀석은 엄마에게 친절한 제안을 했다.
똘이: 똘이랑 같이두 친해 (똘이랑두 친하게 지내자는 말인듯)

그러면서 지 코에서 파낸 코딱지를 건네준다. ㅋㅋ

똘이:엄마, 근데 우리 같이 그림그리기 하자
엄마: 응. 니가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음 엄마가 곧 갈게.

조금 있다가
똘이: 엄마! 다 됐어요~ 준비 됐습니이다아~!

이렇게 엄마를 불렀다.
물론 나는 한걸음에 가서 함께 그림을 그렸다.


 어찌나 의사표현이 명확하고, 싹싹하고, 명랑한지..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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