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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밤중에 왔거든여~

들판 2009. 11. 25. 09:51

#1
어제, 저녁수업이 있어 엄마는 학교 간 사이
똘이는 외할아버지가 하원을 도와주시고
거기서 저녁을 먹고
칼퇴근을 하고 자기를 데리러 오는 아빠를 기다렸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시간이 11시가 가까왔는데
세상에 똘이가 아직도 안자고 있지뭔가
외할머니집에서 저녁을 제대로 안먹는 녀석은
늦은 밤에 요기 중이였단다
그날따라 아빠는 평소보다 삼십여분 일찍 똘이를 데리러 갔길래
"아빠가 일찍 가서 좋았겠네.." 라고 말했더니
똘이 왈 "아빠, 밤중에 왔거든요~!!"

어른 입장하고
아이 입장은 참 다른거 같다
나는 단지 평소라면 여덟시가 다 되어 아빠를 만났을텐데
아빠가 일곱시쯤 데리러 갔다니 좋아했을테지 짐작했는데
똘이 입장에선 엄마가 아닌 외할아버지와 하원하고 어둠이 깔리고 나서야 아빠가 데리러 온 그런 형국이였던거다 


#2
오랜만에 집에서 하루 보내기로 한날,
엄마는 이것저것 당부를 하고
기분좋게 물었다
"오늘 엄마가 똘이 좋아하는 잡채 해줄까?"
그런데 돌아온 똘이의 대답
"엄마, 잡채 이상하게 만들쟎아요...."
................
아닌데.. 맛있었는데 난 ㅡ.ㅡ;;;


#3
엄마가 입은 츄리닝 바지를 가리키며
"엄마, 그거 입고 어린이집 가는거 아니예요"
"왜? 엄마 이거 입은 거 싫어?"
"안 이뻐.."
.....
그럼 뭐 입고 갔으면 좋겠어?
쪼르르 달려가서 옷방에서 엄마 정장치마 하나를 골라온다
이거 입고 와

평소에,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대충 입고 어린이집 등,하원을 시켰었는데
이녀석 이런 것까지 신경쓰고 있었을줄이야...
네살짜리 엄마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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