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 느릿 인생

아파요 본문

똘이일기

아파요

들판 2011. 9. 21. 22:59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 똘이가 열이나고 쳐져 있다는 소식.
부랴부랴 어린이집 가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편도가 많이 부었단다
에휴.... 8월에 폐렴을 앓고나서 한달쯤 되었구나...
추석에 할머니댁에도 잘 다녀와서 이제 튼튼해졌구나 했더니 역시나 아직은 아기다.

어쩐지 어제 오늘 아침 좀 많이 찡찡댔다
어제 저녁엔 엄마가 자기 말을 잘 안듣는다며 엄마 학교를 폭파해버리겠노라고 한참을 협박했었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엄마를 연발할때, 엄마야 상기해라. 아이는 컨디션이 안좋은 것이다.
잠자기전, 찬바람 들어오니깐 방문을 닫고 자자고 했을때 덥다며 도리질 치다가 던진 한마디
"맞아. 나 폐렴걸렸었지..." 라며 문을 닫는다. 맹랑한 말법이라니...
아침에는, 목이 아프다고 또 방방 뛰었지만 물을 마시곤 괜챦아졌고
자꾸 늦장을 부리긴 했지만 원래 아침마다 느림보가 되므로 그냥 괜챦겠거니 했었다
다시 떠올려보니, 표정이 좀 힘이 없었다

저녁에, 근데 똘아 엄마 학교 폭파 안되었던데.. 라고 물었더니
응. 그냥 내가 봐줬어. 란다.
하아...

자기전에, 동화책 두권을 읽어주었다
하나는 톨스토이가 지었다는 구두장이 얘기였고 (네 이웃을 주님처럼 대하라는 교훈이 담겨있었다)
또 하나는 멋진 뼈다귀 얘기였는데
다 읽고 나니 기지개를 켜며 한마디 건넨다 "엄마, 책이 엄마처럼 맛있어!"
그래. 책이 영원히 너에게 맛있는 것이 되고 네 친구가 되어주길 엄마는 정말 바란다..

'똘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똘이의 편지  (0) 2011.09.30
에혀....  (0) 2011.09.22
형님  (0) 2011.09.12
성질이 났던 나머지...  (0) 2011.08.30
책읽기  (0) 2011.07.3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