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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악질엄마

들판 2008. 11. 12. 10:39

똘이의 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에 잠이 깬 녀석은
아빠가 뽀뽀도 하지 않고 갔다면서 서럽게 울었다
어젯밤의 기억(똘이의 뱀발 11월 11일편을 보시라)에 서운함이 가시지 않은 엄마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나도 잘 모르겠다
평소의 나는 이러지 않았던 것도 같은데..
아빠를 찾는 녀석을 그냥 달래주었던 것도 같은데
오늘은 정말 화가 났다.
질투쟁이?
하지만 내 마음은 더 복잡하다.
내 땀과 정성과 노력에 대한 결과가 고작 이런 것인가..싶기도 하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였겠지만
밥먹고 옷입고... 그러는 와중에도 지긋지긋하게도 말을 안듣고 딴청을 피웠다, 그녀석..
오늘따라 카스텔라를 잘 안먹길래 멸치와 김을 싸서 다시 먹이느라 더 힘들었다.
7시 50분쯤 일어났는데 9시가 훌쩍 넘어서 집을 나서다니...
아침시간을 이런식으로 보내는 것이 너무 싫은데 늘 이런 아침을 보내야 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니..
게다가 엄마의 권위도 제대로 찾아먹지도 못하고 말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너무 하챦게 생각함에 분명한 저 말투. "아빠가 제일 좋아 엄마는 저리가~" 라니..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정말 똘이와 이러는 시간이 너무 쓸데없고 쓸모없는 시간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난 아침 내내 말 안듣는 똘이에게 화를 냈다.
어린이집에 데려다놓고 뒤도 안돌아보고 나왔다. 아니 살짝 돌아보았다. 오늘따라 많이 칭얼거리지않는다.

이런식의 감정에 얽매이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노릇이다
생각해보면, 자식을 다 성장시킨 부모들이 겪는다는 허전함, 외로움 같은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하지만 살짝 억울한 맘이 든다.
아니 사실 많이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운하다.

내일 아침부턴 아침밥도 주지말고 그냥  어린이집에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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