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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우리 지금 일하고 있는 거지요?

들판 2009. 6. 22. 16:19
#1
세탁기 세팅이 완전 망가지는 바람에 엄마는 그 많은 빨래를 손수해야 하는 사태를 맞았다
욕실에서 어찌됐든 하고 있었는데
똘이 심심할까봐 불러서 도와달라고 했다

엄마: 똘아! 엄마좀 도와줘
똘이: 네! 그럴게요.

그리곤 샤워호스 들고 있는것을 잠깐 (총길이 3분쯤?) 시켰다
그사이 똘이는 세번 옷을 갈아입었다 --;
처음엔 위아래로
갈아입곤 물에 젖은 옷을 빨래통으로 던진다. 이것도 빠세요. 라면서.
그리곤 얼마안있다가 물이 조금 튀었다는 이유로
바지를 두 차례나 더 갈아입었다 --;
어찌나 성가시게 하던지...

엄마, 옷 꺼내주세요.
엄마, 위에 옷은 입혀줘야지요.
엄마! 엄마!, 엄마!

그러다가 잠시 일을 돕던 중에 이렇게 물었다

똘이: 엄마, 우리 지금 일하고 있는 거지요?

내심 뿌듯했던 모양이였다.

빨래널기까지 마친후,
청소할때 쓰려고 걸레들을 모아 빨고 있는데 반색을 하면서 냅다 뛰어오더니
똘이: 엄마! 또 하는 거예요? ㅎㅎ

#2
방학을 맞이하여 집안 대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이곳저곳 정말 맘에 안드는걸 오래도 참아왔는데
일단 혼자서 할수 있는것부터 시작하고자
오늘은 똘이 책 정리에 손을 대었다

먼저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모조리 꺼내고
깨끗이 책장을 닦았다
일단, 책을 류별해야겠기에 꺼내놓았는데 똘이 묻는다

똘이: 엄마 이거 왜 어지러 놓는거예요.
엄마: 아니, 그게 어지르는게 아니고. 정리를 하려다보면 이렇게 해야할 때도 있는거야

그런데 잠시 뒤

엄마: 똘이야, 뭐하는거야?
똘이: 나도 엄마처럼 정리하려고 어지르는 거야.
엄마: 아니야. 똘이야 그건 어지르는 거지. 하지마라

그렇게 잠잠해질줄 알았는데 이녀석 하는 품새가 장난이 아니다.
가베를 뜯어 던지더니
퍼즐판도 거실에 엎어놓고
저쪽방에서 이것저것을 꺼내와서 거실을 어지른다

똘이: 나는 정리하려고 어지르는거야
말하는 품새가 왠지 이상해서 붙잡아 놓고 물어봤다

엄마: 똘아, 엄마보기에 이건 엄마가 하는거랑은 다른거야. 너 왜그래?
똘이: ........
엄마: 엄마가 정리만 해서 어긋장 놓는거야?
똘이: ........
엄마: 엄마가 안놀아주고 정리만해서 그래?
똘이: (끄덕 끄덕..)

에휴....
그래서 잠시 포기하고 안아주면서 잠시 쉬고 있는데
녀석이 품을 파고들더만 이내 잠들어버렸다
정말 놀라운 순간이였다.
낮잠을 이런식으로 자다니....
오후 3시 50분경의 일이였다.


#3
어제 저녁, 아빠와 놀이하던중
엄마가 카메라로 찍을 테니 한번만 더 해보라니깐
아빠는 힘들어서 손사레를 치고
똘이는...

똘이: 야아~ 엄마가 한번만 더 하래쟎아!

랜다 ㅜ.ㅜ

#4
점심후, 치카를 갖고 왔더니
똘이: 왜 갑자기 치카를 하라고 그래요?
엄마: 응? 뭐라고?
똘이: 아니야. 혼잣말 했어요.

요녀석 언젠가 엄마한테 배웠나 싶더니만
요새 자주 쓰는 말투가 되어버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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