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 느릿 인생

나만의 책 본문

똘이일기

나만의 책

들판 2011. 7. 29. 18:46
똘이랑 다툼이 있었다.발단이 무엇이엿을까...
아무튼 똘이는
엄마. 아파서 어린이집 안가는거랑 방학이랑은 틀린거야.
아픈건 아픈거고 방학은 즐겁게 놀라는 거라고
......
이렇게 계속 찐대를 붙인다.

* 오늘 똘이는 열이나서 어린이집을 하루 쉬었다.
그래서 원래 다음주가 방학인데 (1주간) 그 중 하루를 어린이집을 가라고 했었다...


조금 있다가 훌쩍 거리면서 내 옷에 코를 풀길래
더럽게 엄마 옷에 코를 묻힌다고 장난스럽게 말한건데 이녀석 완전 골이나선. 운다...
참나. 더러운 건 더러운 거지 모. 그건 똘이가 싫다거나 그런거와는 상관도 없는 건데 왜 우나..에이구..

물어보앗다. 왜 우냐고
엄마가 자기한테 더럽다고 말하는 거 아니란다.
엄마는 나쁜 사람이란다.
그리곤 엄마는 내가 엄마한테 더럽다고. 하면 기분좋겟냐고.. 묻는다.
순간 그래. 더럽다는 표현 자체는 그냥 사실일 뿐이지만 그 말을 듣는건 기분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듣는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상처가 될수도 있는 거다.

엄마는 나쁜 사람이야 라며 울먹이는 똘이에게
똘아. 엄마가 좋은 사람 되려면 어떻게 해야되??물엇더니 대답이 꽤 길게 나온다..울면서...

나보고 더럽다고 하면 안되
더럽다 는 생각도 하면 안되 
(생각"도"에 강조를 한다. 울먹이며 똑부러지게 외쳐대는 똘이의 모습이 난 왜 귀여운지.. 물론 미안했다)

성질내지마. 화나도 성질내지 말고 참아. 그게 어려우면 내가 수건으로 얼굴 덮어줄게
(이 녀석이 평소에 품고 있던 생각들을 토해내나보다 ㅜ.ㅜ  근데 솔직히, 성질도 자연스러운 감정아닌가. 난 적절한 성질은 내고 살고 싶은데....이를테면, 아빠만 예쁜 편지 만들어주면. 흥! 엄마 화났어! 라고 샘을 낸다. 그럼 이 녀석은 완전 어쩔줄을 몰라한다. 근데 내 생각엔 꼭 공평하게 살수도 없고, 샘을 받기도 하는거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걸 감행하는 내가 엄마이기 떄문인 걸까. 암튼 이 녀석은 화난 엄마 얼굴이 보기 싫다는 거 같다)

내꺼를 엄마거라고 하지 마
(이건 똘이가 엄마 뱃속에 서 나왓으니깐 엄마거다 라고 장난을 친건데..왜냐면 똘이는 가끔 엄마는 자기꺼라고 우기니깐 ㅋ 막상 본인은 싫은가보다)

다 듣고 나니 꽤 길어서
똘아 엄마 이거 잊어버릴거같은데 너무 길어서 어쩌지 햇더니 걱장마 내가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줄게 라더니. 한시간에 걸쳐 이걸 만들어냈다.
이 녀석 정말이지...






'똘이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질이 났던 나머지...  (0) 2011.08.30
책읽기  (0) 2011.07.30
아기의 충고에 귀기울이세요  (0) 2011.07.25
나 보고 있을거야?  (0) 2011.07.25
아빠를 다독이는 똘이  (0) 2011.07.2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