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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우리 똘이의 학구열

들판 2012. 3. 20. 22:27
정말 나에겐 벅찬 아들이다...
2월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똘이는
그 머릿속에 대체 무엇이 들어있는것인지
하루종일 잠시도 쉬지않고 큰소리로
제발 한 옥타브만 목소리를 낮추어주었으면 정말 좋겠지만 절대 그래주지 않고
조잘대고 질문을 한다
엄마는 제발 그 입을 다물라 라고 말하고픈 것을 꾸욱 참고 있고
때로는 참지못하기도 한다
피곤할때 듣고 있자면
참 거슬리는데
대꾸를 안하면 또 난리도 아닌지라 참 힘들다 ㅠ.ㅠ

오늘은 기어이
녀석의 떼에 못이겨서
포켓몬 게임을 한판 해줬다
도통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나름대로 규칙이 있는지 열심히 파워를 계산하면서 게임에 임하는 똘이녀석...
그러면서 틈틈히 되새긴다
포켓몬들이 무엇에서 무엇으로 진화를 하는지
HP는 무엇이고 공격기술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끊임없는 반복이야말로 학습의 정도이고
똘이는 그걸 알고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영어선생님이 집에가서 하라고 했을까? 하지만 그런다고 할 녀석도 아니다)
내가 보기에 녀석은 아주 본능적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다
배운 문장들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해보고
단어 하나 하나를 큰 소리로 정확한 발음을 내려고 노력하면서 말한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또 문득 문득 떠오르는 단어들을 나에게 묻는다
약간은 발음이 틀린 것도 있지만
똘이의 발음을 듣고 혹은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쓰여졌는지를 묻고는 해서
우리는 함께 그 단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정말이지 억지로 말려들어가는 것이다 ㅡ.ㅡ;
그리고 똘이는 묻는다.
엄마, 이 단어가 이러저러한 뜻인거야? 라고
오늘은
maybe
catch
walks와 walking 이란 단어가 걷는것과 관련된 단어라고 하였다
그제는 쓰레기가 영어로 뭐라고 묻더니
어제는 garbage가 쓰레기라고 나에게 가르쳐준다
그제 나는 trash라고 떠오르는대로 얘기해주었다가
어제는 함께 영어사전을 찾아보게되었다.
내가 말려들어갈수밖에 없는것은
이녀석은
어제는 묻고
오늘은 결과를 나에게 다시 알려주고 함께 되새기고자 한다
발음에 대해서도
언젠가 엄마는 읽는 영어를 조금할 뿐이니 발음은 네가 잘 배워서 엄마를 가르쳐주거라 하였더니
정말 열심히 가르쳐주려는듯 하다
깨어있는 동안은 늘상 이렇게 날선 대화를 하게 만드는 우리 똘이가
너무 신기하고
예쁘지만
엄마는 너무 피곤하다.

요새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같이 읽고 있다.
2000년도? 경에 나온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원작 소설인데 약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일요일부터 두 챕터씩 읽고 있다
더 읽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단호히 거절하고 있다
영화와 비교했을 때 영화가 더 좋다고 하는데
정작 이야기를 읽어줄때는 아주 긴장을 하고 재미나게 듣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 읽는것이  지루하거나 한것은 아니다
족제비가 나타나는 장면에선
혹시라도 불상사가 날까 두려워 두 손으로 귀를 막으려고 한다
아마도 달수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속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수달 달수씨가 한 대사를
똘이의 입에서 한 백번쯤은 들은것 같다.

다행히
학습의 결과인지
아홉시 반경이 되면 조용히 잠이 드는 것이
그나마 감사한 요즘이다. 

못말리는 똘이씨.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질색을 한다. 하지만 메롱이다 이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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