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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청소 다 끝났다매~

들판 2009. 1. 8. 20:29
똘이, 실밥 뽑고 온 날,
한땀 한땀 실을 뽑아낼 때마다 엄마는 속으로 뜨끔뜨끔했는데
똘이는 안 아팠다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토요일까진 밴드를 붙여주고 복합 마데카솔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들었고
그 이후엔 샤워를 해도 (즉, 물을 묻혀도 좋다는) 설명을 들었다.
너무나 의젓하였던지라 칭찬을 해주었더니 똘이, 그 후로도 한참을 최고조 명랑모드였다.

집에와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이녀석 틈틈히 물어보길,

똘이: 엄마 청소 다 끝났어요?
엄마: 아니~ 아직

그렇게 하길 몇번

똘이: 엄마, 이제 청소 다 끝났지?
엄마: 응~
똘이: 그럼, 우리 이제 빵빵 놀이 하자~
엄마: 안되~ 엄마 아직 할거 남았어~
똘이: 청소 다 끝났다매~

이 녀석은 완전 내가 지 친구인줄 아는거 같다. 아.무.래.도.
게다가 저 말투라니..
그러고보니 예전에 똘이는 가끔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엄마, 우리 친구지이?  라고..

가끔 똘이는 나와 아줌마, 아저씨 놀이를 한다.
똘이에게 세상은
똘이와 똘이 친구들
그리고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기이자 어린이인 똘이는 가끔
아줌마와 아저씨가 되고 싶어한다.

엄마, 내가 아줌마할께 엄마는 아저씨해~ 하면서 우리는 아줌마, 아저씨 놀이를 할때가 있다.
하지만 똘이는 안다, 엄마는 아줌마라는 사실을...

그런 맥락에서 똘이가 아줌마 혼자 호랑이를 잡으러 가면 안된다고 한것은
내 친구 아줌마는 나처럼 호랑이를 무서워할것 이라고 생각했던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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