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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즐거움

생일

들판 2008. 7. 21. 00:32

자정이 넘었으니 오늘은 내 생일이다.
어제 친정식구들 몇이 모여서 미리 조촐한 축하를 해줬다.
시어머님께서도 전화를 통해서 축하를 해 주셨고
친구들과도 토요일에 만났다.

나이가 들면 생일이라는 게 한번 집고 넘어가는 의례 같은게 되어 버리는것 같다.
그냥 서로 말 한마디라도 축하해주면 되는거지 뭐. 그러면서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것도 참 고마운것 같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사람 맘이란게 참 이론과 현실이 다르듯 막상 나에게 베풀어진 현실에 대해선 그리 좋은 반응을 보이진 못하게 되는거 같다.

1. 남편의 생일선물
결혼한 여자에게 있어 남편의 생일선물은 정말 기대만빵이다.
올해는 일치감치 시계가 필요하다고 말해놨었고 그도 준비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제 미리 받았다.
탱크같이 생긴 시계를... 진짜 허걱 했다.

2. 생일케익
남편의 회사에서는 와이프의 생일날 크라운베이커리에서 케익을 보내준다.
'그나마 챙겨주는게 어딘데...' 라고 그는 말하지만
나는 별로 좋지 않다.
나는 케익을 좋아한다. ^^   맛있는 케익을 먹는 것이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인데
벌써 몇해째 내 생일날에 난 그가 골라온 나만의 케익을 받지 못하고
그 자리를 회사에서 보내주는 그 노말한 크라운베이커리 케익으로 채우고 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남편 혹은 아내가 아내 혹은 남편을 위해서 케익을 골라줄 기회를 뺏는다는 점에서
정말 센스없는 취향이라고 생각된다!
회사는 정녕 남편혹은 아내가 케익을 고르는 이 짧은 시간마저도 회사를 위해 사용하길 바라는 것은 아닌지 심히 의구심이 든다.

이 글은 사실, 후반부를 위해서 전반부를 미끼로 내던진 포맷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생일이라...미역국이란 것을 꼭 먹어야만 하는 날이 또 돌아왔네.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해요 여러분~ 하사금은 요긴하게 쓸게요 ^^ 
나의 마루치~!  예쁘게 포장해서 꽃도 하나 붙여서 카드까지..
그 동글 동글하고 예쁜 글씨로 꾹꾹 눌러쓴 카드만으로도 사실 난 좋았다우. 그런 카드 받는 사람 몇이나 될까?
취향은 다르지만 그 시계 소중하게 잘 차고 다닐게요 ^^ 알쟎아~  난 원래 뒷정있는 사람이라니깐 ㅋㅋ
하지만, 케익은...
난 이번엔 남편이 사다주는 달콤한 치즈케익을 먹고 싶다구요!   그렇지만, 챙겨줘서 고마워요. 우리 남편 너무 고생시키지는 말고요 사업, 번창하세요~!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어 간다고 할까?
이면에 숨겨진 정성과 배려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되고 그것의 고마움도 조금은 알게 되는 것이
지금의 내 나이인거 같다.
하지만 아직도 겉으로까지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하는거 같다.
까탈스런 취향을 가진 인간으로서 툭툭 튕겨져 드는 생각과 말들이 아직은 잘 통제되지 않는다.
그래서 속으론 고맙지만 불평도 하고, 투정도 하고.. 난 아직도 이러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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