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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변덕부리지 말아라 라고 해..

들판 2009. 2. 25. 22:00
#1
똘이: (진지한 표정으로) 변덕부리지 말아라~ 라고 해. 그럼 나 변덕 안부릴거야

똘이의 고약한 구석중 하나가 엄마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것이다
아마도 그 와중에 내가 변덕좀 부리지 말아라 라고 거듭 얘기했던것 같은데
저녁나절 문득, 이녀석이 변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전혀 맥락상 뜬금없던 상황이여서 나는 그냥 엄마가 변덕 부리니? 아빠가 변덕부리니? 똘이가 변덕 부리니?
이렇게만 물어봤었는데 이녀석 모두...아니요..를 하다가
그리고 그 대화가 잊혀질만한 시점에 저렇게 이야기했다


#2
똘이가 잠이 들길 기다리며 누워있는데
내 베개에 얼굴을 들여밀고, 내 얼굴 가까이 얼굴을 밀어대더니
똘이: 나 엄마가 좋아서 이렇게 자는거야...  라고 말한다.
오늘 똘이와 나의 방학 첫째날..
점심먹고 나가서 미용실 가서 나란히 머리 자르고--> 베스킨가서 좋아하는 쵸코와 그린티 아킴먹고-->서점가서 좋아하는 빵빵책 사고--> 집에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사온 책 읽고 응용놀이 해보고--> 미역국이랑 생선이랑 김 해서 저녁먹고--> 도미노, 정말 이제는 쌓기가 된다! 등을 열심히 해준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업어주기 서비스까지.. 정말 좋았나보네.

미용실에서>>
엄마가 머리자르는 동안 막대사탕 하나 입에물고 옆의 의자에 앉아서 얌전히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 자르는 중에도 미소와 장난이 엇걸린 표정이였다

베스킨에서>>
"우리, 여기서 먹는거 오랜만이다~." 라고 말을 건네더라.
'이게 4살짜리가 엄마에게 할 만한 문장은 아무래도 아닌듯 ㅡ.ㅡ;;;'

서점에서>>
처음에는 스티커 북을 하나 골랐는데 -애플비에서 나온 자동차 스티커북-
엄마 보기에도 사면 잘 가지고 놀것 같아서 사주기로 하고
한개만 고르기로 다짐을 해두었었다
그런데, 더 맘에 드는 -자동차 모형이 첨부된 빵빵책- 책을 발견하곤
이걸로 바꾸고 싶다고 한뒤, 먼저 책은 갖다두기까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집에와서 같이 읽어보니, 똘이는 역시 자신을 위한 책은 단번에 골라낸다

집으로 돌아와서>>
제일먼저 어제 못푼 숙제인 응아를 하면서 하는 말이 참 기가막힌다!
"나는 우리집이 참 따뜻해서 좋아~ "
물론 나는 맞장구를 쳐줬다. 엄마도 그래! 라고..
서점에서 집까지 오는 길이 바람도 불고 추웠었다. 막판에 다리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길래 업고 뛰어왔었는데
역시 녀석, 많이 춥고 힘들었었나보다.
오늘은 달님반 된다고 버스에서 내릴 때 걸어서 내렸다.

책읽기>>
처음에, 경찰차와 구급차를 자기것이라고 했었는데
책을 한번 읽고나더니 긴 사다리가 멋있었던지 사다리 소방차가 자기것이란다.
효과음을 내면서 노는양이 제법이다.

도미노>>
원래 똘이는 도미노로 자동차길을 만드는 놀이를 한다.
아빠와 함께했던 놀이탓인데..
오늘은 쌓기놀이를 했다
처음으로, 똘이가 놀이를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장난으로 무너뜨리기를 해보았더니 꽤 표정이 심각하게 변해선
약속을 하쟎다. 자기가 다 쌓을때까지 무너뜨리기 않기로!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고 지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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