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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네살 반항아, 똘이

들판 2009. 7. 29. 13:06

똘이는 요새 반항아 그 자체다
뭐든지 한번에 하는 법이 없고
일단 싫어! 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내 일상은 구슬리기, 달래기로 점철된다.
남편과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둘다 어느 순간 "휴우...."하고 한숨을 쉬게된다.
똘이의 요구를 다 들어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들어줄수도 없고...
남편이나 나나 가급적 똘이의 의사를 존중해주려고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똘이는 네살짜리기때문에 어른의 잣대로 판단해버리고 싶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둘다 서투른 초보 부모라서 폐단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던것 같다
이를테면 똘이는 자기가 원하는거는 다 할수 있는줄로 안다
그리고 요구와 주장이 너무나 많다
어제는 저녁에 먹을 빵을 사러 나왔다가 똘이와 아파트 현관에서 한참을 실갱이를 했다
엄마는 비가 올것 같아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다녀오려는데
녀석이 절대로 지가 가고 싶은 빵집으로 가겠다고 떼를 썼기때문이다
(참고로 두 빵집은 정 반대방향이였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참 황당했다
결국 집에 들어가던지 엄마를 따라오던지 둘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해서 억지로 끌고갔다
물론 처음에는 설명을 했지만 녀석이 울음떼를 쓰기 시작했고 너무 단호했기에 어쩔수없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빵집가는 내내 어찌나 찡찡거리고 궁시렁 거리는지 원참....
물론 빵집들어가기 직전에 기분은 완전 회복되어선 "엄마, 빵 내가 고를게요~" ㅎㅎ
나중에 살펴보니, 아마도 녀석도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었던것 같다.
아마도 평소에 좀 멀다 싶은 곳에 다녔던 걸 기억해서 자기가 아는 한 가까운 곳을 택해서 그곳에 가겠다고 우긴것 같다.

또 한밤중에 갑자기 줄넘기를 사러 가자고 떼를 썼다. 물론 안된다고 했다.
물론 요새는 떼를 부려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기는 하는것 같아 보인다.
문제는 매사를 이렇게 자기 주장을 해보인다는 점이다
매번 설득하거나 강압하거나 해서 사사건건을 넘어가다보니 엄마로서는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갑자기 줄넘기가 갖고 싶어졌으니 지금 당장 사달라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나와 남편이 얘한테 대체 뭘 한건가 싶었다

똘이 어릴때부터 "조금만 기다려라. 기다리면 해줄게" 라는 것을 해서 어느 정도 통했기에
사실 난 그다지 걱정은 안해왔다
하지만 미운 네살과 만난 이상 그것만으론 부족하고
또 녀석은 너무 욕구만족도가 높은게 아닌가 싶다
한편으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론 우려스럽기도 하다
사안을 명백하게 구분하여 기다림을 배울 수 있는 계기를 최대한 살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줄넘기는 다섯밤 연속으로 이부자리에 쉬야를 안하면 사주기로 약속했다

요새 똘이는 밤새 기저귀 떼는 연습중인다
그야말로 이부자리는 똘이의 흔적으로 난리가 났고
엄마와 세탁기는 불이났다 ㅜ.ㅜ
어서 똘이가 줄넘기를 손에 넣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엄마 아빠가 똘이의 생활규범을 올바르게 정착시키는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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