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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즐거움

어려운 기록학

들판 2008. 9. 19. 00:42

우리나라에서 기록학은 신생학문이다. 기록학과가 대학에 처음 설치된 것이 1999(정확치는 않지만 명지대의 기록과학대학원의 이야기다)년이고 이제 겨우 기록학 박사 1호(한국외대의 정보기록관리학과)가 탄생하였으니 그간의 성과가 아무리 탁월하다고 하여도 세월의 이력과 노하우가 녹록히 녹아있는 타 학문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는 기록학의 역사가 이렇게 짧다보니, 토종 기록학을 하기 보다는 외국의 것을 배우는데 급급한 현실에 있다. 나 조차도 논문 하나를 읽을 때마다 짧은 어학 실력에 절규하면서 인내를 발휘하곤 있지만 이렇게 공부하는 것의 한계를 애써 누를 힘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록학은 우리의 토양위에서 피운 열매이다. 그렇기때문에 외국의 것을 배우는데 속력이 나지 않는다고 조바심 치지 말고 느릿 느릿 그러나 철저하고 포괄적인 시각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것으로 만들면 된다.

그런데, 가끔은 참 헛헛한 마음이 든다. 결국 연구자의 게으름의 소치겠지만 기록학, 기록학에 관한 글이, 생각들이 자꾸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추상적이게 되는 것을 보게 될 때가 바로 그렇다. 현장학문, 실무의 기초가 되어줄 이론을 지향하는 기록학이 이러면 안되지 않을까. 나의 말과 생각이 좀더 현장과 가까워지려면 좀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소화해서 내 말로 풀어내는 과정을 거쳐서 글을 써야되겠다는 생각이 정말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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