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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엄마의 조건, 미모

들판 2011. 3. 15. 13:10
딸 가진 엄마들도 이럴까? 딸들은 아마도 미남 아빠를 선호할까?
여하튼, 우리 똘이는 엄마의 미모에 관심이 많다.

똘이의 미모의 조건은 확실하다.
전체적으로 가늘고
또, 긴 퍼머머리가 그 기준이다.

아쉽게도 난 결혼한 이후 퍼머를 안했다. 이건 나날이 늘어가는 흰머리 탓도 있다.
게다가 통통한 몸매이다...

어제 똘이랑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새로운 영어동화의 워크북을 함께 하는데
세가지 소원을 그리고 말해보는 대목이 있었다.
그냥 자신의 소원으로 끝내지 이녀석은 꼭 거기에 날 끌어들인다.
앞으로 소원 물어보기가 겁날거 같다.

첫번째는 괴물이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는 거였고
두번째는 트래저포스에 나오는 누군가가 나타나게 해달라는거였고
마지막은 엄마가 빼빼마르고 긴 퍼머머리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였다.

세번째 소원은 엄마의 반응을 본 뒤에, 엑스표를 해주었지만
난 정말 맘이 상했다.
예전에도 똘이는 엄마에게 긴 퍼머머리를 하라고 한 적이 있긴했지만
요즘들어 그 빈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어제는 지금 단발 정도인 머리를 자르지 말고 더 기르라고 하더니
저녁 준비를 하는데 와서는 "엄마 운동좀 하지 그래?" 라고 훈수를 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세번째 소원을 말한 것이니
나로서는 좀 기분이 상할만도 했다.

다른 엄마들은 이럴때 어떻게 할까?
우리 엄마는 아마 "그럼 너 예쁜 엄마 찾아가라!"고 했던거 같다. ㅎㅎ

살아오면서,
나름 통통한 몸매이긴 했지만
스스로의 외모에 크게 불만이 없던 터라
성형이라던지, 다이어트라던지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거 같다.
물론 아! 10kg만 어떻게 해결이 되면 더 예뻐지지 않을까...라는 마음이야 늘상 있었지만....

한가지 재미있는것은
이런 나의 반응에 대한 똘이의 반응이다.
확실히 똘이는 아이치고는 생각을 조절해서 말로 표현하는 편이고
또, 침묵의 의미도 아는것 같다.

여하튼,
나로선 지금이 제일 젊을 때이니,
한번쯤은 똘이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노력은 해봐야겠다.
거봐거봐. 난 역시 강력한 의지는 없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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