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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소망

우리가족 소개

들판 2008. 7. 17. 14:00

나도 아이를 하나 두고 있지만 요새는 자녀를 두는 것에 있어 하나, 둘이 대세이다.
게다가 자녀 수가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요즘은 적지 않다.
그런데 예전엔 달랐다.
내가 어렸을 적엔 대세가 셋이였다.
딸과 아들이 적절하게 섞인 형제들...
그러나 우리 집처럼 딸만 셋이 있거나 아들만 셋인 집도 간혹 있었고 때때로 그 보다 수가 많은 경우도 종종 있었다. 대개 딸만 주루룩 있는 집일 경우는 아들을 바라는 유행이 작용했음은 아마도 의심할바가 없을 것이며 우리 집의 경우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 내가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들은 너무 착했던거 같다. 자식 하나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데 아들 낳자고 하나를 더 낳고 하나를 또 낳고... 이런다는 것은 나로선 상상할 수가 없다. 아마도 자식 키우는 내공이 예전의 엄마들은 더 세셨던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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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막내 동생의 돌을 기념한 가족사진인듯 하다. 그러므로 난 세살, 언니는 다섯살이다. 그러고보니, 지금 우리 똘이랑 사진속의 내가 비슷한 월령이구나..


아무튼 우리집은 딸만 셋이였고 난 그 중에 둘째다.
나는 아들이 아니라고 구박받고 컸는가? ...................글쎄.
보통 TV에 나오는 그런 사실은 겪어본 적이 없다. 나의 부모님은 자식들을 사랑하고 정성을 다해 키워주셨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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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살던 집 마당에서, 이날 아빠는 몸이 안좋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의 머리는 엄마의 작품!


그렇다고 불만이 없진 않았는데, 오빠가 하나 있었으면 하고 셋 다 늘 바랬었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성이 다른 오빠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언니도 있었고 동생도 있었는데. 아마도 두살 터울의 자매로 성장하면서 서로간에 비슷한 시기에 성장통을 겪었고 그러면서 우리와는 좀 다르고, 너그러운 존재로서 자신의 편(바로 오빠!)이 하나쯤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게 되면 어른이 된다는 말은 어느 정도는 사실인거 같다.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유행가의 가사가 정말 진리라는 말도 나는 어느 정도 수긍한다. 그래서, 예전에 일기장에 써 놓았던 엄마아빠와 언니와 또 동생에 대한 별의 별 불평과 투정과 악의 섞인 말들을 지금의 나는 별로 괘념치 않게 된거 같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따뜻한 우리 아빠와 까탈스런 소녀 같은 우리 엄마와 또 그들을 닮은 언니와 동생을 사랑한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물론 블로그에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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