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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달님반 엄마 될거야~

들판 2009. 1. 19. 10:19
#1
어느덧 설날이 가까왔다.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던 지난 봄, 추석이 되면 아이들이 훌쩍 커 있더라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선
추석이 빨리 오길 기다렸었는데, 어느 새 추석이 지났고 또다시 설이 찾아온다. 그리고 나면 똘이는 진급을 하고
이제는 별님반이 아닌 달님반이 된다.

똘이네 어린이집의 반 명칭은 다음과 같다.
별님-> 달님-> 햇님-> 지구-> 우주

언젠가 똘이가 나에게 와서 말했다.
엄마, 이제 달님반 엄마 될거야.. 라고
너무도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모습을 보면서 세살, 네살짜에게도 서열이란 것은 중대사안임을 느꼈었다.
나도 형님이 된다고! ....


#2
별님반의 일년은 정말 못 잊을것 같다.
적응기간이 유난히 길었던 똘이,
어린이집 다니느라 유난히 감기를 앓아서 결석도 많이 했었고
그래서 어린이집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난주에 똘이는 어린이집이 엄마보다 좋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친구들이랑 노는게 너무나 재밌다는 똘이... 막상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면서도 막연히 불안감마저 들었었다. 정말로 우리 똘이가 즐거운거 맞겠지? 기다려도 오지않는 엄마 대신에 친구들을 선택했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겠지? 엄마는 이 죄책감에서 언제쯤이면 해방될 수 있을까?  엄마대신 아빠가 똘이를 돌보는 상황이 아닌 이상, 똘이를 두고 다른 무언가를 할때면 아직도 이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늘,
주말을 보내고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똘이는 여전히 예전모습이였다.
아침부터 어부바를 해달란다. 지난주에 친구가 어부바하고 하원하는 모습을 본 탓인거 같다.
그 친구는 아기(똘이보다 6개월이나 느리니 아기다. 똘이도 6개월 전에는 곧잘 어부바를 했었다)니깐 어부바를 하는 거라는 엄마에게 똘이는 "나도 아기야" 라고 아주 집요하게 계속 대꾸했었다.
그걸 잊지 않았던 똘이의 요구에 하는 수 없이 어부바를 해서 나선 등원길, 똘이는 등 뒤에서 애기놀이를 하고 있었다. 응애 응애.... 그리고 별님반 방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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