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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아이의 행복한 아침은 어떤 모습일까?

들판 2008. 7. 18. 17:27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학부모 간담회를 참석했다가 우연히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엄마들은 아이 깨우기가 힘들다는 푸념을 했는데 원장선생님께서는 그게 당연할 뿐 아니라 사실은 아이가 일어나고 싶을때까지 자게 내버려둬도 될 아이가 우리들의 아이(만 2세반 아이)라고 얘기하셨다.
우리 용현이는 아침에 엄마가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에 찡찡거리며 눈을 뜰 때가 가장 많다. 용현이는 충분히 자고 일어나는 것일까? 찡찡거리는 것은 뭔가 불만의 표시일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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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아침, 어린이집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정류장에서..

용현이를 깨우는 문제에 있어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규칙성이였다. 일정한 시간을 잠자게 하는 것, 그리고 밤에는 일찍 재워야 성장호르몬이 나온다. 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원장선생님의 말씀은 나와는 뭔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른것 같았다. 어찌보면 단순하고 어찌 생각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각인데 나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것, 용현이는 충분히 자고 싶은 만큼 자고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되어서 주위의 소란스러움에 어쩔수 없이 일어난 것일까?

어린이집에 영아반이 생긴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어린이집으로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배려하고 충분히 낮잠을 재우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고 해도 용현이 또래의 아이에겐 그리 녹록치는 않은 일이라는 것이 원장선생님의 설명이였다. 그래서 어린이집 영아반을 다니는 것은 일반적인 유아(보통 5세부터 유치원을 다니게 한다)의 경우와는 동일 선상에서 생각해서는 안되며 이 아기들에게 일반적인 규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에겐 보다 자유스러움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한다.왜냐면 너무 어린 나이에 규제속에 놓이다보면 그 당시에는 잘 적응할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잠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용현이가 성장하면서 누릴 권리 가운데 중요한 것중 하나가 그 나이에 적합한 대우와 배려를 받는 것에 있을것 같다. 사실 나는 가끔 용현이가 의젓하다는 소리에 우쭐한다.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그 말은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 안정적인 성품을 소유한 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나도 모르게 그런 태도와 행동을 주입하고 있지는 않았나 반성해봤다. 용현이는 세살인데 나는 그애가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냥 대할 때가 가끔 있었다. 그리고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그애가 날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가끔은 그 조그만 가슴에 기댈 맘이 사알짝 생길 때조차 있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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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손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 참 많이 컸다.

슈퍼에 갔다오는데 아파트 주차장에 차들이 꽉 차 있어 주차할 곳이 없어 보였다. 그때 용현이가 외친 말이 정말 걸작이였다. "빵빵들아, 비켜주세요. 아빠 빵빵이 들어가야되쟎아요."  너무 사랑하는 아빠와 아빠 빵빵을 위한 용돌이의 이 작은 외침이 아직은 (엄마로서) 심히 걱정스럽다거나 (인간적으로) 얄밉지많은 않다. 아직은 자기중심적인 생각 밖에는 할 수 없다는 세살이니깐. 그리고 앞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우리 아기도 관계맺는 법을 배우고 그 즐거움을 알게 되면 겸손과 양보와 배려.. 같은 그런 단어들과도 친하게 될 것을 엄마는 믿는다.

덧붙이는 글.
아이는 아이답게 크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이다. 잊지말자 세살~! 맘껏 자유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자~! 하지만 우리 용돌이는 참 자기주장이 세고 또 고집도 장난이 아니라서 역시 주의요망한다. 엄마의 권위는 절대우선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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