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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똘이, 슈퍼에 가다

들판 2009. 2. 11. 22:56
똘이가 얼마전부터 마이쮸~ 라는 캬라멜에 빠졌다
물론 엄마는 한번도 안사줬는데
얼마전부터 엄마는 느끼고 있었다
똘이가 마이쮸를 바라보는 눈길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며칠전, 어린이집에서 신발을 신는데 옆의 형아가 먹고 있는 마이쮸를 어찌나 빤히 쳐다보던지...
얼마전까지도 엄마가 주는 것만이 다인줄 알았던 녀석이
이제 변했다.

며칠 전에 아빠 용돈을 챙기는 엄마를 보고
한장을 굳이 챙기더니 책장 한켠에 고이 접어두곤 가게에 가서 쓸거라고 하기도 하였다.

어제, 하원길에
똘이: 엄마, 우리 가게 가요
엄마: 응? 너 돈 없쟎아.
똘이: 나 돈 있쟎아. (전에 챙겨둔 천원을 말하는 것)
엄마는 그래서 똘이에게 그 만큼의 돈을 빌려주기로 하고 똘이와 손을 잡고 가게로 갔다

똘이가 처음 고른 것은 자신의 손이 닿기 좋은 곳에 놓여있던 젤리류였다.


똘이: 엄마, 이거살래요
엄마: 안돼, 그건 사지 마라 (이상하게 생긴 젤리류였다)
그러자 똘이는 곧 원래의 목표물을 떠올렸다
똘이: 엄마, 마이쮸 어딨어요?
그래서 똘이는 마이쮸를 골랐다.

저기 보이는 마이쮸 포도맛 한통을 모조리 사겠다고 집는것을 겨우 말렸다.


순진한 엄마는 마이쮸 포도맛을 하나 집어서 똘이에게 주었다.
엄마: 자, 여깄어. 이거 사자
똘이: 아니야
엄마: ?????
그런데 이게 왠일, 이 간큰 녀석이 마이쮸 한 통을 모조리 사겠다는 거다.
정말 정신바짝 차려야지...

엄마: 똘이야, 너 그만큼 돈 없어. 한개만 사라.
똘이: 안되요.
절대로 호락 호락한 녀석이 아니다.
똘이: 두개 살래.
가격을 보니, 500원이였다. 할수없이 그렇게 하라고 하고선 사과맛, 포도맛을 하나씩 집어들게 하였다.
엄마: 네가 가서 사라~
그렇게 얘기하자 이녀석 스스럼 없이 계산대 옆으로 간다.

계산대 모서리에 놓여있는 마이쮸. 똘이는 얌전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똘이는 계산대로 가서 천원을 내고 백원을 거슬러 받고 마이쮸 두개를 산 뒤에 가게를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녀석, 나에게 말을 건넨다.

똘이: 엄마, 이거 가방에 넣어주세요.

뭐라고 해야할까? 무슨 생각에서 그랬는지 정확히 알 순 없겠지만 참 똑부러지단 생각은 확실하리라.
똘이의 첫 구매행위는 이렇게 끝났다.

그렇게 마이쮸 두개는 우리집에 왔고
똘이는 매일 두알씩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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