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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모든게 맘에 안드는 아침

들판 2009. 4. 30. 10:30
어제 아침부터 허리가 아팠다
아무래도 그전날 똘이라 둘이서 영화보러 간다고 힘을 과다하게 쓴 탓이 아닐까 싶다.
거의 삼십분을 풀로 안고 돌아다녔으니깐... 전체로 치면 그 두배는 넘을 듯
암튼 아침부터 아팠는데
똘이를 또 안고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서부턴 의자에 앉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오늘 아침엔 남편이 늦잠을 잤다
어제 일찍 잤는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밤늦게까지 블로그를 했나보다
온 식구가 7시 50분쯤 일어났다
사실 결혼하기 전까진 몰랐다
이 사람이 이렇게 아침에 지각할 줄 아는 사람인줄은 말이다...
생각보다 지각을 많이 하고 늦잠도 꽤 자고 저녁땐 정말로 많이 늦게 들어온다
피곤할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타깝다.
나같으면 이런 날은 좀 피곤해도 지하철타고 회사 가겠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블로그 하면서 출근해야되니깐 그게 안된다. 버스 꼭 타고 앉아서 가야 한다.
아침에 똘이 어린이집에좀 데려다달라고 부탁했는데 회사 늦어서 안된다더니
똘이 데려다주고 지하철타고 회사갔으면 시간 비슷했겠다 싶으니 또 얄미운 맘이 든다

똘이가 며칠전부터 콧물이 줄줄 나와서 아침에 병원에 데려갔었다
다행히 감기가 가볍게 걸린것 같다는 의사의 소견인지라 약은 먹이지 않고 넘겨볼 계획이다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러갔는데 아침부터 제대로 맘이 상해버렸다
양쪽 볼에 뽀뽀하고 이제 선생님이 "똘아 가자~" 이렇게 하면서 데려가면 되는 찰라였는데
신입교사라 그런지 상황파악이 잘 안되시는거 같다
선생님은 그냥 바라보며 딴 학부모와 얘기중이고
솔직히 경중을 가릴수가 없고 선후를 따질수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로선 많이 기다렸다 선생님이 똘이를 데려가주길.. 하지만 이 바쁜 아침에 날 도와주질 않는다.
결국 울면서 양말바람으로 현관에 쫓아오는 똘이를 모른체하고 그냥 나와버렸다
물론 선생이 뒤쫓아오는것을 확인했다
나중에 후회가 됐다
말을 할걸... "선생님, 똘이좀 데려가 주세요." 라고
그냥 웃으면서 들어갈 수 있는 찬스를 놓친게 아쉽고
또 애를 울린게 마음 아프고
그럴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엄마인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 아니였단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다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아침시간에 아동을 맞는것은 선생의 아주 중요한 임무이다. 세분의 선생님이 계시지만 솔직히 아침에 얼굴을 보는 분은 한분, 많으면 두분 정도이다. 불만을 품는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 요구해야겠다
하원길에도 마찬가지이다. 똘이와 같은반 친구 중에는 알림장 같은걸 적어달라는 엄마들이 있다고 들었다. 난 교사들의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어 아이들과 함께 할수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런거 안한다. 그런데 문제는 교사들은 그걸 적느라 불끈 방에 잠적해 있고 늘상 스물하나의 아이와 함께 하는 교사의 수는 하나 혹은 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막상 하원지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어떤 교사 한분은 똘이가 오늘 어땠나요? 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이 늘상 똑같다. "특별한일 없었어요."  특별한 일?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똘이에 대해서 들려주는것 그러면서 교사와 학부모간의 이해를 돕고 교류하고 신뢰를 쌓는것이 교사의 역할이란 점을 망각하고 있는것이다. 여기까지가 현장의 한계인가 싶어 실망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분들도 많이 겪어왔기에 개선을 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냥 마음에 생각을 품고있지 말고 전해야겠다.

그리고 아픈 허리를 치료받기 위해 한의원에 갔더니 오늘은 오후진료란다 ㅜ.ㅜ
허리 아프다.... 이렇게 컴퓨터에 앉아있는것이 힘들만큼.
이번에 허리가 나으면 꼭 허리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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