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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아빠 빨리 오세요!

들판 2009. 6. 29. 10:01
#1
아빠가 일요일인데 회사에 갔다
똘이는 엄마와 함께 수영복 사러 마트에 다녀오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면서 TV 타임을 가졌다
먼저 엄마꺼 한개 보고 (TV에서 재방송해주는 연속극..)
지루해서 그만 끊고 똘이의 코코몽을 틀어주었더니 신나하는 똘이
그런데...
똘이: 엄마, 우리 이거 보고 아빠 깨우러 가자~!
엄마: 똘아! 아빠 없는데 -.-;;

+ 주말, 아빠가 잠을 자면 엄마와 코코몽을 보곤했었는데
아마도 아빠가 안방에서 낮잠을 자는 줄 착각했던것 같다

#2
잠시 쉬고 엄마는 싱크대 청소 삼매경에 빠진 사이
똘이는 계속 엄마와의 대화를 시도하며 이것 저것 짧은 놀이를 하였다
찰흙놀이, 막대끝에 찰흙을 뭉쳐서는 아이스크림이라며 가져왔다
카트기에 짐쌓기 놀이, 최적의 짐싣기를 향하여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였다
원래 똘이는 자전거를 타고 물총놀이를 하고 싶어했는데
엄마는 싱크대 청소를 끝내기 위해서
해가 다 떨어지면 나가자고 했고
똘이는 계속 "해가 언제 떨어져요?" "해가 이제 다 떨어졌어요?" 를 물었다
그리곤 아예 베란다에 가서 자전거에 앉아서 창밖에 해가 떨어지는것을 지켜보며 시간을 기다렸는데
문득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똘이: 아빠, 빨리 오세요! 빨리 안오면 아빠 주차장에 다른 차가 주차한대요!

+ 어찌나 또랑 또랑하게 외치던지.
갑자기 너무 미안해졌다. 그래서 얼른 청소를 마무리하고 델구 나갔는데
그때가 일곱시가 넘어있었다.
아파트 현관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바람에 그냥 돌아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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