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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이제 그만 잊어주라

들판 2009. 7. 8. 10:13
#1
똘이는 나의 아이지만 나는 똘이가 어떤 아이인지 완벽히 잘 알지는 못한다
어제의 일화는 똘이에 대해 조금 알게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응가후, 똘이는 닦지도 않고 돌아다니다 급기야 거실바닥에 철퍼덕 앉았다
엄마: 똘아!!! 바닥에 X 묻쟎어!!!
이때 똘이는 아주 급하게 일어났다 ㅋㅋ

밤이 되어 잠자기전, 기저귀를 채우는데 문득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엄마: (웃으면서..) 똘아, 네 엉덩이 보니깐 아까 응가사건이 떠오르는걸~!
똘이: (표정이 미묘했다..) 엄마, 이제 그만 잊어주라~!

우리 똘이, 부끄럼도 많고 자존심도 센거 같다.

#2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아빠 미워!" 라고 한다.
몇번 물어보았지만 대꾸를 안했다.
어젯 밤 둘이 아주 사이좋게 잤건만 무슨 꿈이라도 꾼게야....
그렇게 어린이집 가려고 나서기 전까지 계속 칭얼거렸다.
"친구들이 똘이가 아파서 어린이집 못왔나보다 할거 같아요." 라고 말하는걸로 봐선 컨디션이 안좋은듯도 하다.
겨우 겨우 챙겨서 현관을 나서는데 이녀석이 또 기분이 안좋은지 자신의 다리를 세게 때린다.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그러는것이 조금 염려가 되었다.
갑자기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너 왜 자꾸 우리 똘이 다리를 때리니? 그러면 똘이가 아플거 같으니깐 하지 마라!" 라고 얘기해 주었다.
어린이집 가는 길에 내내 안아주고 뽀뽀해주었더니 기분이 조금 좋아진듯 하다.
달님반 앞에서 인사를 한후 살짝 뒤돌아보니
이 녀석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재빠르게 양말을 벗고 달님반 교실로 들어간다.
평소 집에서의 똘이는 저렇게 안하는데...
선생님 말씀을 잘 들으려고 애쓰고 규율도 잘 지키는 똘이가 대견하기도 했지만
엄마로선 마음 한구석에 쌓이는 불만과 스트레스에도 마음이 쓰인다.
똘이가 잘 극복하길 바라는거 말고 뭘 도와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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