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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즐거움

특별한 삶

들판 2009. 8. 28. 14:28
삶을 특별하게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문득, 요새 똘이와 내가 가끔씩 서로 주고 받는 말이 떠오른다
어제 하원길에 버스에 가만히 앉아있던 똘이가 이렇게 물었다

"엄마, 내가 왜 엄마 좋아하는줄 알어?"
이 질문을 받고 내 입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녀석 평소에 내가 묻던 말을 써먹는군 하면서
그리고 대답해주었다
"엄마니깐.. 똘이의 엄마니깐"

그리고 나도 똘이에게 물었다
"똘아, 내가 왜 똘이 좋아하는줄 알어?"
똘이도 반색을 하고 웃는다. 우리가 서로 통했다고 느끼나보다. 그리고 대답한다.
"똘이니깐!"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화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말을 나누는 우리는 서로 진심을 나누고 있기에 참 행복하다.

특별한 삶이란게 있을까?
내가,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열심히 노력하면서 사는 삶이란게 바로 그 자체로 중요하고 대단하고 특별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충근하고 일하고 점심먹고 일하고 저녁먹고 그리고 늦게서야 퇴근하는 그런 일상
그래서 특별한거 없다고 말한다면
내 삶 역시 그런식으로 표현하자면
일어나서 도서관갔다가 집에가서 아이와 힘겨루고 지쳐서 자는 그렇고 그런 삶일 뿐이다.

가족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어느만큼까지 공유하면서 살수 있는걸까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함께 하는 시간이 없기에 존재감이 서서히 없어지게 되는 서로가
나중에 아주 나중에 후회를 한다고 해도
긴 시간동안 그래왔던 세월을 거슬러오를수는 없다

그래서 마음을 키우고 체력을 키우고 관심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뜬금없어도 좋고 갑작스러워도 좋고
즐거움과 고됨을 표현하고 나누려는 노력을 지금보다 더, 언제나 지금보다 더 해 나가야
우리의 삶이 연결고리를 찾고 서로를 격려하고 힘이 되줄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출근하면서 본 풍경, 마음에 들었던 점심메뉴, 피곤해서 졸렸던 오후, 열받게 하는 동료, 퇴근길에 본 별 이야기까지..
당신이 보고 느끼고 말하고 행동한 것들이
나에겐 정말로 특별하다는 걸
그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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