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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소망

첫사랑

들판 2010. 2. 8. 11:34
첫사랑을 기억하자
교회에서 목사님이 즐겨하시던 설교제목이 문득 떠오른다

살면서 처음이라는 수식으로 기억되는 사람, 사건, 일터...
삶 자체가 처음이자 마지막! 일것이지만
유난히 처음 이라는 것의 영향력은 작지 않음을 느낀다

내가 급여를 받으면서 처음 생활은 한 곳은 학교였지만
학생을 겸하고 있었기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첫 직장은 교육원을 졸업하고 들어간 회사가 되겠다

첫 직장은 홍대 근처였는데 아침에 한시간이 넘게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서
홍대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회사까지 십여분을 걸어가야했었다
나는 빨리 회사에 가고 싶어서 늘 그 길을 뛰어갔던것 같다
첫 직장에서 난 사람들에 취해서 살았던것도 같다
그 시절 일기장을 보면 회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직도 그 시간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것 같아 개운치 못할때가 있지만
어쩌면 그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끔 첫 직장 사람들에 관한 꿈을 꿀 때도 있지만
지난 밤엔 여지껏 등장하지 않았던 새 인물이 나왔다
사실 이 사람은 나의 회사생활에서 매우 중요했던 사람이었고 가끔은 선생님이기도 했다
헌데 끝이 참 안좋게되었던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을 "나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XXX 라는 욕을 한 넘" 으로 기억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사람이 나에게 한 잘못을 어떻게든 해소하고 지나갔었더라면.. 이유라도 물어보고 싸우기라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 
너무 단순했던 나로선 상황 자체가 용납이 안되었던것 같다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나에게 이런 의미의 전무후무(아직까진)가 된 것을
그는 모르겠지 ㅋㅋ
왜 어젯밤 꿈에 그 사람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관계란 것은 정말 의지 없이 유지하긴 어려운 것 같다.
진심으로 공을 들여야 한다. 사람이 항상 제일 중요한것 같다.

첫사랑은 생각보다 달콤하지만은 않다
그 속에 쓰디쓴 경험이 녹아져 있기 때문에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순수한 열정이 있었기에 기억해야 하고
그것으로 나의 현재와 미래를 지지해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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