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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고달픈? 세살짜리의 세상살이

들판 2008. 11. 26. 10:51

똘이가 하도 말을 안들어서
어느새 엄마와 똘이사이는 협박과 저항의 관계가 된지 오래..

얼마전부터 실로폰을 사달라는 녀석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겠다고 하였는데
어제는 엊그제 읽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책이 생각 나기도 하고 또, 슬슬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므로 교육을 시킬까 하여 엄마는 살짝 내용을 바꿔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가져다주는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녀석,

똘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어디 살아요?
엄마: 산타마을
똘이: 어떻게 와요?
엄마: 썰매를 타고 오지
똘이:  (썰매가 뭘까? ) .....



암튼 이런 대화가 오가던 중
머리를 감을 시간이 다가왔다 (수차례의 협박과 저항의 끝에)

엄마: 머리 감자!
똘이: 싫어, 안해
엄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엄마말 안듣는 아이는 선물을 안주실걸?

이때 똘이의 표정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그리고 삼십초도 되지 않아서 울음보가 터졌다
엄마는 솔직히 좀 당황해서 안아주고 앞으로 잘하면 될 것이라고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나서 머리를 감았고
똘이는 요구르트를 마시고 식탁에 앉아있었는데
아까 엄마와 나눈 이야기(엄마말 안들으면 선물을 안주신다는 산타할아버지의)가 생각나는지
자꾸 훌쩍 훌쩍 거리거린다
이때, 엄마 입에서는 정말 무심결에!
울면안돼~ 울면 안돼~ 라는 캐롤송이 흘러나왔다

울면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주신대요~

그 노래를 듣고 똘이는 우왕~하고 세찬 울음을 토해냈다 ^^
마침 엄마는 치카를 시켜러던 차였는데
얼른 다가가 다독여준 후 치카를 시키려고 하는데
역시 이녀석의 저항은 한순간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서
똘이: 싫어요. 안해.
엄마: 충치벌레 나오는데~


그러자 똘이는 울먹 울먹 하더니
정말 서럽게 울었다
세상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까? 생각하지 않았을까?
엄마말 안들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안준다지,
치카 안하면 충치벌레가 이빨먹어버린다지~

흑흑흑...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까?
한참을 울고 치카를 하고난 난 똘이,
그 다음에 똘이의 입에서는 "울면 안돼~" 노래가 흥을거림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서 잘 우는 친구들에게 이 노래에 대해서 알려주기로 엄마와 약속을 하였다.
친구들아, 울지마~ 자꾸 울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신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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