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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그러면 화가 난단 말야~

들판 2009. 9. 23. 10:13
오늘 아침 똘이에게 이 말을 듣고 기가막혔다

"엄마, 나 부르지 마앗! 엄마가 나 부르면 나 화가 난단 말이야앗!"

대체 왜 똘이가 엄마에게!!
그 당시 상황은, 잠이 덜깨서 이불에서 뒹굴다가 실수로 쉬야를 한 뒤, 옷을 갈아입던 중이였다. 엄마는 단지, 똘이가 추운데 옷을 홀랑벗고 거실을 돌아다니길래 빨리 옷을 입어라, 옷 벗고 돌아다니면 안된다 라고 지극히 상식적인 경고를 했을 뿐이였다.

똘이가 옷장 문을 열어달라고 하여 열어주었는데
이녀석이 맘에 드는 옷이 없는지 세탁하여 널어놓은 옷중에 뭔가 맘에 드는게 없는지 베란다로 가서 찾아보는 것이였다. 일교차도 심한 가을아침인데 싶어 잔소리를 하였는데 돌아온것이 이런 날카로운 반응이라니 에휴....

하지만 나도 엄마 4년차가 되니 조금 알것도 같다 똘이맘을.
똘이는 쉬야를 하면서 일어난 터여서 기분이 안좋았다. 쉬야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아는 녀석이니깐. 그리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맘에 드는 옷이 없어서 고르는 중이였을 뿐인데 엄마가 그 순간의 똘이의 복잡하고 날카로운 심경을 헤아리지 못하고 똘이 이름을 부르니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일전에 남편이 나에게 화를 내었을 때의 상황과 아주 비슷하다
똘이는 이 상황에 화가 났던 것이리라

나는 똘이의 기막힌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리고 상을 차린 후, 아침먹어라. 라고 하였을 뿐이다.
똘이는 옷도 엄마의 추천을 받아서 입었으며, 아침을 대체로 잘 먹고 기분좋게 등원하였다
티셔츠에 라이트닝 맥퀸과 닥 허스든의 스티커를 붙이고 친구들에게 멋지게 보이겠다고 하면서 ㅋㅋ

엄마에겐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 엄마의 권위가 어떻게 영향력을 미쳐야 하는가를 고민한 아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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