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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 느릿 인생
아무데도 안가? 본문
주일날 아침,
11시 예배를 드려야겠단 생각에 부랴 부랴 일어나서 점심준비를 하고 있었다
엄마가 일어나는 소리에 잠이 깨어서 따라나온 똘이는
거실에서 뒹굴 뒹굴 하더니 묻는다
엄마, 오늘은 아무데도 안가?
어, 오늘은 교회 가지.
가지마아
어제는 어디가고
또 그전에 어디가고...
(엄마는 왜 맨날 날 두고 어디 가냐는 듯이 궁시렁 궁시렁 댄다)
안되, 교회 가야지.
같이 가자 우리!
그랬더니, 묻는다
차 타고 가?
아니, 걸어가지. 엄마랑은 걸어다니는 거쟎아 (아빠랑 다닐때는 늘 차를 타고 다닌다. 걷는걸 싫어하는게 닮았다)
나 그럼 안갈래. 나 걷기 싫어
(이 정도면 심각하다. 걷는게 얼마나 즐거운 건데 얘는 왜 이렇게 걷기를 싫어할까..
하지만 한참 있다가 교회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맘이 바뀌었는지 엄마를 따라 나섰다
이제 조금만 더 커봐라. 엄마랑 같이 안다니려구 할거면서 ㅎㅎ )
오늘 아침,
어린이집에 가려구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똘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할머니차로 지나가고 있다가 우리를 발견하는 바람에 동승을 하게되었다
수줍게도 얌전히 무릎에 앉아있던 똘이,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를 보자 마자 하는말,
민우야! 나 오늘 지우랑 같이 왔다~!
어찌나 기분좋게 자랑하는지
벌써 약간 서운하다...
꼭 필요할때만 날 찾는 아들녀석 같으니라구..
어쩜 엄마를 그렇게 딱 닮았냐. 나도 필요할때만 우리 엄마아빠 찾는단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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