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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밤

내일이 똘이의 생일이다

들판 2010. 3. 24. 10:27
벌써 네돌이 되었다
48개월이 된 똘이라니!
시간이 언제갈까 했는데 갔다 빠르게도..

똘이는 아침 10시 50분에 태어났다
그러니깐 그 전날에 나는
며칠째 배가 아파서 제대로 잠을 못잔터였고
거의 하루종일 동네를 떠돌아다니면서 산책을 했으며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여서 남편이 여덟시경에 귀가해서
같이 피자를 저녁으로 먹었었다
그리고 누웠는데 계속 잠을 못 이뤘고
열두시가 넘어서 컴퓨터방에 앉아서 다이어리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병원갈 준비를 하고 남편을 깨워서
새벽 네시경에 병원에 도착했었다
뭐랄까..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정도로는 표현이 약한데...
잘만 자는 남편이 얄미웠고
병원 가자는데 참으라고 해서 참 야속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병원에 가서 7시간만에 똘이가 태어났었다

분만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따스했던 토요일 아침이였고
그렇게 별천지에 사는 느낌으로 한동안을 지냈던것 같다

어릴때, 생일날이면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뭔가 맛있는것을 해주셨던것 같다
근데 특별히 기억나는것은 없다
매번 뭔갈 받긴 했던것 같은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농담으로 아무것도 안받았었다고 한다 ㅎㅎ
엄마는, 이날은 내가 받아야 하는 날인데 내가 왜 이러구(너의 생일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곤하셨다
참 맞는 말이다.

어제 문득,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 너무 세세히 기록해 놓아서
나중에 똘이가 혹시라도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러면서 내 마음도 정리하고 다가온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생각해보곤 하는데
똘이 입장에서
나의 기록이 과연 반가웁기만 할까?

똘이 48개월, 오늘 아침엔 7시 40분쯤 기상해서 8시 50분에 어린이집에 등원했다
오후엔 4시 30분 하원해서 요미요미 학원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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