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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의 뱀발

엄마, 너무 많이 먹었다아~

들판 2009. 5. 11. 22:00

#1
똘이가 엊그제 딸기 샤베트 맛을 알아버렸다~
예전에 딸기와 우유를 갈아 샤베트로 얼려두었던것을 주었더니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던 녀석,
오늘 집에 오자 마자 그 딸기 아킴을 또 만들어 달랜다.
마침 남겨두었던 딸기가 있어서 얼른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세시간 후,
알맞게 얼어있는 샤베트를 그릇에 담아서

엄마: 똘아~ 딸기 샤베트 왔다~!
똘이: 엄마! 내가 다 먹을거야
엄마: 안되, 둘이 나눠먹어야지 (한통을 다 먹겠다니... 얼음통에 얼려서 한 열댓개 정도 있었다)
똘이: (약간 양보해서) 내가 많이 먹을거야
엄마: 안되. 똑같이 나눠먹어
똘이: (약간 양보해서) 그럼 엄마 조금만 먹어...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먹기 시작했는데
이녀석 내가 한개를 가져갈때마다 눈초리가 심상챦다
아무래도 내가 어른이니 먹는 속도도 빠르고
또, 샤베트도 얼음이다보니, 찬걸 많이 먹이면 탈날게 뻔하게 때문에 (사실 양으로 치면 작은 컵으로 반도 안되는 양이긴 했지만) 내가 좀 많이 먹긴 했다. 반 이상?
암튼 점점 내 눈치를 보더니 귀여운 잔소리를 시작했다.

똘이: (생긋 웃으며) 엄마, 많이 먹었다~!
엄마: (또 하나 먹음)
똘이: (생긋 웃으며) 엄마, 너무 많이 먹었다~!
엄마: (또 하나 먹음)
똘이: (생긋 웃으며) 엄마아, 너무 많이 먹었다아!

그래도 나 역시 꿋꿋이 웃으면서 샤베트가 두개 남을 때까지 먹었다.
그리고
엄마: 두개 너 다 먹어!
똘이: (못믿는 눈치로 얼른 한개를 입어넣고 나머지 한개를 마저 넣고 싶은지 숟가락으로 사수한다)
엄마: 엄마가 안먹을게. 너 다 먹어.
똘이는 그제서야 안심하는 듯 조금씩 조금씩 샤베트를 베어 먹는다.

아.. 치열한 샤베트 전쟁..

#2
똘이: 엄마 왜 아빠는 늦게 와요?
엄마: 응. 아빠는 일하실게 많대
똘이: 왜 아빠는 일하실게 많아요?
엄마: 아빠가 일을 많이 하면 회사에서 돈을 많이 준대 ^^;
똘이: 와아아아~ 좋겠다~! 그럼 나 머리끈 사야지~!

+ ㅋㅋ 원래는 이렇게 설명 안하는데
뭐랄까. 아빠가 힘들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번다는 설명을 하려고 시작했던 건데
녀석이 너무 천진스럽게 좋아하는 바람에 오늘은 포기했다
요새 도깨비 뿔 모양으로 머리 묶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 어린이집 갈때 자꾸 머리를 묶어 달라는데, 그 머리밴드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 그리고 똘이는 잠들기 전, 아빠 힘내세요 노래를 열창하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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