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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일기

뽀로로와 생일선물

들판 2008. 9. 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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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를 기다리며, 사색에 빠진 용돌이.. 이제 똘이는 뽀로로 인형이 두개다. 하나는 엄마 뽀로로, 또 하나는 아기 뽀로로 라고 부르고 있다


참 재밌는 세상이 됐다.
우리(나와 남편)처럼 조용히? 살는 사람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는 나름 씨끄러운 사람도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아주 쉽고 빠르게...
어제 똘이와 창동에 있는 열린극장에 가서 뽀로로 극을 봤었다.
여러모로 맘이 상했던지라 극장 게시판에 후기도 올리고.. 귀챠니스트인 나로선 대단한 결행이었다...늦게 집에 들어온 남편이 공연 어땠냐고 묻는데 암소리 않고 글을 보라고 했더니 읽고나서 당장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대표적인 조용한 인간형이지만, 열혈아빠였다. (남편이 블로그에 올린 관련 글)

대학때 연극개론이란 수업을 들었었다. 매주 연극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담당교수가 추천해주신 정말 재기발랄했던 연극들을 보면서 그 가을이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연극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내용을 다 이해할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열정적인 전문가집단이 있고 다양한 실험이 현재진형형인 공간이라 느껴져서 연극이란 돈으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본 것도 그때였다. 가난한 대학생이였던지라 그때당시 만원에서 이만원 사이였던 티켓비용도 사실은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던것 같다.

이번 뽀로로 공연은 2만5천원 정액에, 평일공연은 40%, 주말공연을 30% 할인한 가격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아빠와 함께 주말공연을 갔었겠지만 멀리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깐 가까운 우리가 주중에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예전에 친한 친구가 딸레미를 데리고 일산에서 뿡뿡이 공연을 본다고 왔던 적이 있었으니깐. 그런것을 생각하면 온가족이 함께 할수 있는 주말공연을 양보하는데 10% 정도 할인율은 당연한 프리미엄이지 싶었다.

하지만 속으로 좀 불편한 부분은 있었다. 왜! 도대체 왜 기본 30% 할인을 하는 공연인가?  사실 온 사회에 난무하는 엉터리 가격책정의 관행은 익숙해질 만도 한데 참 적응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뭔가 하자가 있는 공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그래서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순진한 척 지역문화공간의 성공사례에 대한 환상을 믿어볼까 했었던것 같다.

그래서 본 공연은 참 실망스러웠고 나는 안하던 피드백을 날렸다(이 내용은 남편의 블로그에 전문이 옮겨져 있다). 이날 나의 꼬마와 나의 데이트 비용을 정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소요 내역
티켓: 15,000 * 2 =30,000
현장에서 구입한 뽀로로 저금통: 5,000
평소보다 일찍 데려오느라 어린이집 오후 간식 대신 준비한 간식비용: 2,100
저녁: 6,500 (공연장 옆에 위치한 하나로 마트 스낵 코너에서 '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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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43,600



이 글을 써 놓은지도 꽤 오래됐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똘이는 뽀로로 공연에 대해서 물어보면
"재밌었어요~ " 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
아직도 길가 어디엔가 붙어있는 포스터를 볼때마다
엄마 나 저거 봤어요~  라고 얘기하면서..
역시 아직은 아기구나... 싶지만
요샌 보고 싶다는 게 너무 많아져서 길가에 붙은 포스터만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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